양산 최고기온 42.5도로 종전 기록 경신,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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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연재난협회 교육홍보본부장·前 기상청 대변인

 

지금 폭염은 단순히 “올여름 덥다”라고 표현하기에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상징적인 게 경남 양산이다. 낮 최고기온이 1일 41.6도, 2일 42.5도까지 치솟았고 5일 연속 40도가 넘었다. 1973년 이후 양산에서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고, 종전 전국 최고기온 2018년 8월 1일 홍천 41.0도 기록을 깼다.

중요한 건 고온이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낮에는 40도 안팎의 열이 쌓이고,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서 우리 몸이 회복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온열질환 위험도 크게 올라간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야외에서 일하는 분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정말 ‘더위가 불편한 수준’을 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

초열대야는 말 그대로 밤 최저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인데 강릉과 속초에서 나타났다. 특히 강릉에서는 이틀째 이어졌다. 이런 현상에는 여러 요인이 겹친다. 우선 현재 한반도 주변에 강한 고기압이 자리하면서 대기가 안정되고 구름이 적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고 여기에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 밤에도 열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동해안은 또 지형적인 영향도 있다. 바람의 방향과 태백산맥을 넘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밤에도 기온이 상승하는 푄 현상이 더해진다. 결국 중요한 건 낮에만 뜨거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밤에 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인체가 열을 식힐 시간이 없어지기 때문에 건강 측면에서는 굉장히 위험한 현상이다.

바람이 동풍 계열로 바뀌면서 수도권 등 서쪽 지역으로도 더위가 확대되고 있다. 지금은 남부지방뿐 아니라 수도권 등 서쪽 지역에서도 낮 더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기압계와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폭염의 중심도 서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게 되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공기가 고온 건조 해지는 푄 현상이 서쪽에서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동해안보다는 오히려 산맥 서쪽 지역의 기온이 크게 오를 수 있다. 그래서 수도권도 지금보다 더 더워질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돼 있고 도시 자체가 열을 저장하는 도시열섬 효과까지 있기 때문에 낮 기온뿐 아니라 밤더위까지 심해져 체감하는 폭염의 강도는 상당히 커질 수 있다.

제13호 태풍 돌핀의 이동 경로가 한반도 주변 기압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이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 태풍이 폭염을 확실히 끝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태풍이 북상하면 주변의 강한 바람과 수증기, 그리고 태풍 자체의 회전이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나 세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면 한반도에 들어오는 바람의 방향이나 뜨거운 공기의 유입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태풍이 한반도와 멀리 떨어져 이동한다면 폭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태풍이 오니까 폭염이 끝난다”가 아니라, 태풍이 어디로 얼마나 북상하느냐에 따라 폭염의 지속과 완화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여러 나라의 수치예보 모델 예측을 종합해 보면 태풍은 중국 내륙으로 상륙한 이후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를 덮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벳고기압 때문이다.

이번 폭염을 보고 40도 폭염 자체가 매년 일상적으로 나타난다고 단정하는 건 아직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특정 해에 40도를 넘는 극단적인 폭염이 나타나는 것과, 그것이 매년 반복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큰 방향에서는 분명히 경고 신호가 있다.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폭염의 빈도와 강도, 그리고 지속기간이 증가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확실한 전망이다. IPCC도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극한 고온과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과거에는 매우 드물었던 40도 안팎의 기온이 실제 관측되고 있고, 이번에 양산에서 42.5도라는 기록까지 나왔다. ‘40도가 뉴노멀이다’라는 표현보다는, “과거에는 예외적이었던 극한 폭염이 앞으로는 우리가 대비해야 할 현실적인 위험이 되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특히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건 낮기온 40도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라, 폭염이 길어지고 밤에도 식지 않는 현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반복되면 온열질환뿐 아니라 전력, 농업, 노동환경, 도시 인프라까지 사회 전반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IPCC 역시 한국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열 관련 사망 위험 증가를 지적하고 있다.
 

폭염 초열대야 양산42.5도 온열질환 기후변화 수도권폭염 김승배한국자연재난협회교육홍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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