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감옥'을 넘어 미래로: 왜 지금 '해양수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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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한 이유

최근 에티오피아의 아비 아흐메드 총리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1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바다로 나가는 길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자국의 상황을 '지리적 감옥'이라 표현했다. 바다 없이는 국가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이 평화주의자마저 극단적 발언으로 내몰았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이 천혜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가?

 

바다가 곧 생존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전 세계 교역량의 80% 이상이 바닷길을 통해 이동한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 데이터의 95%는 해저 케이블을 타고 흐른다. 바다는 더 이상 낭만적인 풍경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동맥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전 세계 내륙 국가들의 경제 규모를 모두 합쳐도 세계 경제의 단 2%에 불과하다. 해양 접근권이 있느냐 없느냐가 국가의 운명을 가른다는 명백한 증거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에게 바다는 단순한 국경이 아닌 '미래 그 자체'다.

 

항구 도시를 넘어 '해양수도권'으로

그렇다면 우리는 바다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답은 발상의 전환에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항구 도시'의 개념에 머물러 있었다. 배가 들어오고 나가는 물류 거점 정도로 바다를 바라본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해양수도권'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해야 한다. 해양수도권이란 항만, 산업, 금융, 교육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광역 경제권을 의미한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이 좋은 사례다. 로테르담은 단순히 화물을 싣고 내리는 항구가 아니다. 에너지와 석유화학 산업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네덜란드 GDP의 약 3%에 달하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항구 하나가 국가 경제의 엔진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 동남권, 이미 준비된 잠재력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미 세계적인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세계 2위의 컨테이너 환적항 부산항을 중심으로, 울산과 거제의 조선업, 여수의 중화학 산업, 포항의 철강 산업이 거대한 가치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부산대학교와 한국해양대학교 등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교육 기반까지 갖춰져 있다. 해양수도로 도약할 최적의 조건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정책적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해양수도 이전 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었고,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계획도 추진 중이다. 2028년에는 칠레와 공동으로 제4차 UN 해양총회를 개최한다. 전 지구적 해양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 무대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해양 강국임을 세계에 선언하는 일이다.

 

성공을 위한 과제: 지역 주민과의 공감대

물론 장밋빛 청사진만 그릴 수는 없다. 해양수도 건설 과정에서 환경 문제, 교통 체증, 지역 주민의 거주권 침해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해양수도가 가져올 경제적 이익은 국가 전체가 누리지만, 건설 과정의 불편함은 특정 지역 주민들이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 전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개발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16세기 영국의 해양 전략가 월터 롤리의 말,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5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은 천혜의 해양 자원을 가진 나라다. 이제 단순한 항구 도시의 개념을 넘어, 국가 경제의 새로운 심장이 될 '해양수도'를 향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해야 할 때다. 에티오피아 총리의 절박함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가 가진 것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디잡뉴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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