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패러다임의 대전환: AI 시대, 스킬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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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자동화의 물결이 국내 제조현장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일자리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동시에 채용시장에서는 '좋은 학교, 긴 경력'만으로는 더 이상 자동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술 변화와 채용 기준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한국의 일자리 생태계는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제조현장의 변화: 대체가 아닌 전환

대전의 한 중소부품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모씨는 "자동검사 장비가 도입된 뒤 업무량은 줄었지만, 미래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단순 반복 작업은 로봇이 대신하지만, 인간의 기술력과 판단력이 필요한 공정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문제는 이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조업 일자리가 단순히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전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의 67%가 인력 감축보다는 직무 전환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조립 업무는 사라지지만, AI 관리와 데이터 분석 등 '스마트 제조 관리직'이 새롭게 생겨나는 추세다. 일부 기업은 AI 도입 후 숙련공을 'AI 운영 엔지니어'로 전환해 인력 이탈 없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채용 기준의 혁명: 학벌에서 스킬로

이러한 변화는 채용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스킬 기반 채용(Skill-Based Hiring)'을 확대하며 채용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술과 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전통적인 경력과 학벌 기반 채용으로는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채용공고의 자격요건에서 "○○대학교 졸업"이나 "○년 이상 경력" 대신 "○○툴 활용 경험", "프로젝트 결과물 제출" 등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면접 과정에서 실제 과제를 통해 지원자의 문제해결 과정을 보거나,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문제 해결 능력, 데이터 분석 역량, AI 활용 능력 등이 주요 평가 항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 IT기업은 최근 신입 채용공고에서 "4년제 대학 이상 졸업" 요건을 삭제하고, 대신 "파이썬·SQL 활용 경험"과 "데이터 기반 문제해결 경험"을 요구했다. 그 결과 이전보다 전공과 학벌이 다양한 인재 풀이 형성되었고, 기업 내부 평가에서도 이들의 초기 적응 속도와 성과가 더 나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 흐름의 교차점: 새로운 기회의 창

AI 시대와 스킬 중심 채용이라는 두 가지 흐름은 한 가지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제는 '무엇을 배웠는가'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학벌이 없어도 준비된 역량이 있다면 기회가 열려 있다. 비전공자나 무경력자라도 실제 문제 해결 경험, 생성형 AI 활용 프로젝트, 디지털 도구 활용 역량 등을 갖췄다면 주목받을 수 있다.

특히 제조업에서 AI를 다루는 인력으로의 전환은 단순히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포트폴리오로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단순히 어떤 일을 했다는 나열보다는 "무엇을 해결했고, 어떤 결과를 냈는가"를 구체적인 숫자와 성과로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리스킬링이 답이다

정부는 '스마트제조 인력양성사업'을 통해 2026년까지 5만 명의 재교육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특히 지역 폴리텍대학과 연계한 AI, 로봇, 데이터 교육 과정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 현장 근로자들의 역량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은 정부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 가치의 반감기가 짧아지면서, 오늘의 '핫 스킬'이 내일에는 기본이 되거나 평준화될 수 있다. 개인 차원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역량을 학습하고 업데이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AI를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이 협력하는 '공존 모델'을 만드는 것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동시에 인재 풀을 넓히고 스킬 중심 평가체계를 갖추는 기업이 더 빠르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넘어야 할 과제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스킬 중심 채용이 확산되면서 지원자들이 준비해야 할 스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기업과 지원자 모두 기준과 항목이 자주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지원자의 스킬을 정량화하고 평가하는 체계가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기업도 많아, 평가 기준이 모호해질 위험이 있다.

스킬은 단기적으로 습득할 수 있을지라도 '전략적 사고', '협업능력', '문제해결력' 등 소프트스킬과 결합되지 않으면 실제 현장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기술적 역량과 함께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판단력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시대의 생존 전략

결국 AI는 위협이 아니라 '변화의 시험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의 형태를 새롭게 설계하는 일이다. 제조업 현장에서도 'AI를 다루는 사람'이 곧 새로운 일자리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채용의 기준도 확실히 바뀌고 있다. 이제는 '○○대 졸업'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는 문이 열리지 않는다. 반대로, 학벌이 아니라 개인의 실제 역량, 즉시 현장에 투입 가능한 스킬과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더 큰 무기가 되고 있다. 구직자이든 재직자이든, 변화의 흐름을 읽고 준비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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