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모달 시대, 빠른 실행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이유
AI 시장은 이제 '어느 모델이 더 뛰어난가'를 논하는 단계를 지났다. 2023년 챗GPT의 등장이 생성형 AI의 원년을 알렸다면, 2025년 현재는 기업들이 AI를 실제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하고 구현할 것인가에 전력을 다하는 시기이다. 가격 대비 성능, 보안, 확장성까지 고려한 실질적 구현 전략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마존이 증명한 에이전트 AI의 실질적 가치
현재 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이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아마존닷컴은 이미 이 기술의 실질적 효과를 입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에서 에이전트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시스템 현대화 및 유지 관리 작업에 적용한 결과, 기존 방식으로는 약 4,500년이 걸릴 작업을 극적으로 단축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를 통해 2억 5천만 달러, 약 2,500억 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성과는 무작정 최신 기술을 도입한 결과가 아니다. 아마존은 자사가 가장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 즉 레거시 시스템의 현대화와 유지 관리라는 가려운 곳을 정확히 파악했고, 그 지점에 에이전트 AI를 집중 투입했다. 기술 도입에 앞서 필요 영역을 선별하는 전략적 접근이 이러한 극적인 성과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에이전트 코어(Agent Core)'라는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에이전트 AI 시스템을 구현할 때 필수적인 보안, 거버넌스, 확장성, 사용량 모니터링, 대화 내용 기억 기능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기술의 대중화를 위한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는 것이다.
멀티모달 기술이 여는 마케팅과 고객 경험의 새로운 지평
AI는 이제 텍스트를 넘어 보고, 듣고, 말하는 멀티모달 능력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텍스트 입력으로 이미지와 영상을 생성하거나, 영상 속 특정 장면("공원에서 뛰고 있는 여성")을 정확히 검색해내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멀티모달 능력을 고객 경험 혁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맞춤형 마케팅 콘텐츠 제작이 대표적이다. AI는 고객의 연령, 성별, 취미, 선호 브랜드 등을 분석하여 각 고객이 좋아할 만한 맞춤형 이미지와 영상을 자동 생성한다. 40대 남성 고객과 20대 여성 고객에게 완전히 다른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이제 자동화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자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입모양을 맞추며 응대하는 통일된 디지털 캐릭터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캐릭터는 2~3년 내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만들어내는 핵심이 '우리만의 데이터'라는 사실이다. 같은 AI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기업이 보유한 고유한 고객 데이터, 제품 정보, 브랜드 히스토리가 얼마나 잘 정제되고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AI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자사만의 데이터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기업들은 AI를 크게 두 방향으로 활용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업무 생산성 극대화를, 대외적으로는 고객 경험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챗봇부터 시작하여 점차 복잡하고 정교한 AI 기반 솔루션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2년 후 격차는 극복 불가능하다.
아마존의 사례와 멀티모달 기술의 확산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에이전틱 AI의 빠른 적용 여부가 향후 비즈니스 차별화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관련 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를 얼마나 빨리 테스트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2~3년 뒤 비즈니스 성과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지금 시작하는 기업과 관망하는 기업 간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도입이 아니라 전략적 접근이다. 먼저 자사의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에이전트 AI가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선별해야 한다. 기업마다 최우선 과제가 다르기 때문에 맹목적인 벤치마킹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자사만의 데이터를 정제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AI 기술이라도 양질의 데이터 없이는 평범한 결과물만 만들어낼 뿐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선도 기업들의 사례를 주시하고, 자사에 적용하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빠르게 테스트하고 학습하는 조직 문화가 AI 시대의 생존 조건이다.
결론: 실행만이 답이다.
아마존이 4,500년의 시간을 단축하고 2,500억 원을 절감한 것은 기술의 우수성만으로 가능했던 것이 아니다. 명확한 문제 인식, 전략적 기술 적용, 그리고 빠른 실행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2025년 현재, AI 기술은 더 이상 실험실의 신기술이 아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는 도구이며, 경쟁력의 핵심 요소이다. 멀티모달 기술이 고객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에이전트 AI가 업무 생산성을 혁신하는 이 시점에, 방관은 곧 퇴보를 의미한다.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 움직여 2~3년 후 시장을 선도할 것인가, 아니면 관망하다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에 직면할 것인가. 답은 실행에 있다.